개 한 마리가 잘못하여 사방이 거울로 이루어진 방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 때 갑자기 많은 개들이 자기를 에워싸는 것을 본 이 개는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렸습니다. 물론 거울 속의 개들도 똑같이 따라했습니다. 거울 속의 개들도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리는 모습을 본 이 개는 잔뜩 겁을 먹고 도망치기 위해 방 안을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습니다. 거울 속의 다른 개들 역시 뒤를 쫓아오는 것을 본 그 개는 공포에 질려 그만 죽고 말았습니다. 그 개가 한번만이라도 꼬리를 흔들었더라면 거울 속의 개들도 모두 같은 행동을 함으로써 우정을 표시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리석은 행동으로 죽음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오늘 복음을 읽으며 유다인들이 딱 이 개와 같은 모습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유다인들 역시 하느님을 믿는 사람들이었고 예수님의 모습을 보며 예수님께서 하느님을 증거하는 모습을 조금이라도 인정했었더라면 과연 돌을 던질 마음을 가졌을까 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예수님께 말합니다. “좋은 일을 하였기 때문이 아니라 하느님을 모독하였기 때문에 당신에게 돌을 던지려는 것이오.” 하지만 이 말은 허울 좋은 포장일 뿐 자신들의 입지를 굳히기 위함이었음이 드러나는 말입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가장 경계해야할 대상은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임을 알아야 합니다. 하느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믿음의 생활을 올바로 하지 않는다면 바로 오늘 유다인들의 모습과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우리의 신앙이 올바른 모습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가장 잘 투영할 수 있는 것은 예수님의 말씀에 나의 모습과 생활을 비추어보는 것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 말씀을 들었고 마음에 남아 있다면 그것을 지켜나가기 위해 자주 삶의 모습을 수정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내 안에 있는 고집으로 인해 그 말씀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신앙은 우리에게 커다란 해악입니다. 또한 그로 인해 다른 사람의 신앙의 모습도 판단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따르고 바라보아야 할 신앙은 ‘하느님께서 거룩하게 해주신 우리의 삶’을 잘 간직하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어리석은 개처럼 스스로에게나 이웃에게 으르렁대는 신앙의 모습이 아니라 현명하게 대처함으로써 하느님을 쫓아 기쁨의 생활이 되도록 살아가는 신앙인의 모습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