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성주간 수요일2020-04-08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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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악마는 존재한다라는 책에는 자신을 드러내는 빛과 어둠을 이렇게 설명하십니다.

우리 자신이 어떠한지 밝은 데에 드러내는 일은 때로는 매우 아픕니다. 그러나 그것은 풍요로운 아픔이고, 생명을 주는 아픔이고, 성장하게 하는 아픔입니다. 어둠은 그 반대로 시작됩니다. 그것은 훌륭한 마취입니다. 아프지 않게 하지만, 방향을 잃게 만들고, 스스로 자신을 속이게 만들며, 결국은 출구가 없습니다.”

 

오늘 예수님과 파스카 음식을 먹으며 유다 이스카리옷은 바늘방석에 앉아있는 기분이었을까요? 아니면 아무런 죄의식 없이 스승님, 저는 아니겠지요?” 라고 물으며 어둠 속에서 자신이 짐짓 옳다고 생각했을까요? 아마도 후자의 모습이 더 많았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다면 그는 마음 속으로 상당한 아픔을 겪었을 것이고 그로 인해 예수님을 똑바로 쳐다볼 수조차 없었을 것이며 자신의 죄를 예수님께 용서해 달라고 청했겠지요. 하지만 그는 너무나도 뻔뻔하고 자연스럽게 예수님께 다른 제자들이 질문하듯이 똑같은 질문을 합니다. “스승님, 저는 아니겠지요?”

 

교황님의 말씀처럼 어둠 속에서 죄를 짓는 사람은 스스로에게 마취를 합니다. 나는 잘못한 것이 없는 듯, 나의 말이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상처가 되지 않은 듯, 내가 바라는 신앙이 욕심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옳은 듯 스스로 자신을 속이고 하느님을 속이려 듭니다.

 

그 모습 때문에 우리가 죄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늘 경계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신앙을 가지고 살아가면서 불행한 사람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불행하자고 신앙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조금 더 행복하고 하느님이 주시는 기쁨을 얻기 위해 신앙을 가졌습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조금 더 밝은 곳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나 자신이 죄로 인해 부끄러워졌다면 그 부끄러움을 주님께 고백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고, 그로 인해 아파하고 있는 나를 위로해 주시는 하느님께 다가설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죄를 짓습니다. 하지만 오늘 유다의 모습처럼 안일하고 거짓된 모습으로 주님과 함께 하는 삶이 아니라 솔직하고 성실한 모습으로 우리의 죄를 뉘우치는 마음으로 주님 앞에 나서야 합니다. 그 나섬이 우리를 주님과 더욱 친근하게 하고 우리의 신앙이 바른 곳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힘임을 기억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