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신 후 만났던 사람들을 나열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마리아 막달레나,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 그리고 열한 제자에게 나타나셔서 “평화가 너희와 함께!”라고 말씀하시며 이제 부활하신 예수님을 증거하는 사명을 전하십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코 16,15)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남으로써 참 기쁨을 누리게 된 제자들이 이제 그 기쁨을 전달할 차례가 된 것입니다. 자신들만 간직하기에는 너무 커다란 선물이었고 그것을 나누지 않으면 안되는 사명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모든 제자들은 처음에는 그 기쁨을 만끽하지 못합니다. 예수님을 알아뵈옵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그러다가 “마리아야!”, “빵을 떼어주실 때...”, “평화가 너희와 함께!”라고 인사하시며 당신의 손과 발을 보여주실 때 알아차리게 되지만 곧 예수님께서는 만지지 말라고 하시고 사라지시고 오히려 제자들을 꾸짖으십니다. 하지만 그렇게 꾸짖으시는 것만으로 끝이 아니라 그 후에 밀려오는 기쁨과 희망을 통해 이제 예수님을 전할 힘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앞에서 이야기 했듯이 그 기쁨을 이야기하지 않고서는 안될 만큼의 기쁨으로 채워진 것입니다. 이렇게 신앙은 오르막과 내리막을 넘나드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꾸준하게 올라가면 좋겠지만 어느 순간 저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절망을 맛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절망 끝에 다시금 올라갈 수 있는 힘을 받게 됩니다. 바로 그것이 주님께서 주시는 희망과 사랑의 힘입니다. 그런 희망과 사랑을 어디서 채울 수 있겠습니까? 주님을 우리의 구원자로 고백하고 기도하는 순간에, 또 주님을 내 안에 모시고 산다는 믿음으로 올바른 삶을 살아갈 때 주님께서 주시는 희망과 사랑은 채워지기 시작합니다. 그 모든 것이 한 순간에 사라지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지만 결코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그분과의 연결된 끈이 끊어진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우리 편에서 끊어내지만 않는다면 말이죠.
오늘 부활 축제를 기념하는 팔일 축제를 마감하며 우리는 50일간의 기나긴 부활 축제를 이어갑니다. 이 기간동안 우리는 무엇을 희망하고 사랑하며 살아가야 하겠습니까? 오로지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고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은총으로 이 시간을 보내야 할 것입니다. 다른 그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기쁨을 주님께서 주심을 기억하며 우리가 받은 사명에 더욱 충실할 수 있는 준비를 통해 그분을 널리 알리는 신앙의 증거자가 되도록 은총을 청해야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