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독서와 복음은 우리에게 계명을 지키는 일에 대해 성실할 것을 말씀해 주고 있습니다. 계명을 지키는 일이란 하느님께서 주신 법규를 실행하는 일차적인 차원과 그 법규가 내포하고 있는 뜻을 잘 헤아려 지키는 또 다른 차원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는 자주 들어서 잘 알고 있습니다. 십계명은 신앙 생활을 함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법규라는 것을 알고, 또 그것을 잘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독서에서도 우리에게 권고합니다. “너희는 오로지 조심하고 단단히 정신을 차려, 너희가 두 눈으로 본 것들을 잊지 않도록 하여라. 그것들이 평생 너희 마음에서 떠나지 않게 하여라.”(신명기 4, 9) 그런데 이 십계명을 잘 지켜나감에 있어 우리의 몸만 그 계명을 잘 지켜내면 그만일까요? 아니면 그 계명이 담고 있는 의미를 파악해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할까요? 독서에서도 전하듯이 “마음에서 떠나지 않게 하여” 당연히 그 계명이 담고 있는 의미를 파악하고 의미를 실행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겠지요. 그 의미는 다름 아닌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으로 결론지어 집니다. 첫 번째 계명부터 세 번째 계명까지는 하느님을 사랑하는 계명이며, 네 번째부터 열 번째 계명까지는 이웃 사랑에 대한 계명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계명들을 완성하러 오셨다고 했고, 그것이 다 이루어질 때까지는 한 자, 한 획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말씀을 통해 사랑의 완성이 당신을 통해 이루어질 것임을 암시적으로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통해 완성된 사랑으로 이제 우리가 그 사랑을 다시금 완성해 나가야 하는 임무를 받았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 역시도 예수님의 사랑을 닮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내가 희생하고 사랑을 나누어 줌으로써 그 사랑이 완성됨을 기억해야 합니다. 사랑받으려고 노력하는 삶이 아니라 사랑하려는 노력을 통해 우리의 사랑이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완성되어지는 사랑이 되고 하늘에서 큰 사람이라고 불릴 수 있는 노력을 해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가르치고 행하는 것이 인간적인 한계를 지닌 사랑이 아닌 하느님께서 몸소 보여주신 희생의 사랑이 되어 율법을 완성할 수 있는 사랑이 되도록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