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는 9개월 뒤에 찾아올 성탄에 대한 첫 준비를 하는 날입니다. 가브리엘 천사가 마리아에게 찾아와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터인데 그분께서는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 불리실 것이다.”(루카 1, 30~32 참조) 라는 말씀을 통해 이제 우리에게 다가오실 구세주를 맞이할 준비를 하게 합니다. 구원의 보편성은 누구에게나 주어졌습니다. 그 보편성으로 인해 나약하고 허물이 가득한 우리 인간이 죄를 범함에도 불구하고 구원의 길로 다시금 나아갈 수 있도록 항상 열린 마음으로 우리를 받아주시는 하느님께 다가설 수 있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가 생각하고 행해야 할 것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그분의 구원의지에 대한 인간의 충실성을 말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구원의지에 인간은 어떻게 보답하고 있습니까? 하느님의 말씀에 대한 충실한 약속을 지켜나가는 것이야 말로 합당한 모습이 아니겠습니까? 우리도 마리아처럼 의아해하며 되물을 수 있습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루카 1, 34) 하지만 천사의 말을 인용하여 깊이 생각해 본다면 가능한 일입니다.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루카 1,37) 우리는 이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신앙을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신앙인에게 있어 하느님께 보이는 충실성인 것입니다. 말과 생각으로는 충분히 차고 넘치게 충실성에 대해 고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충실성이라고 하는 것은 몸으로 드러날 때, 내 마음 안에 있는 충실성이 자연스럽게 하느님께 드러내 보여짐으로써 증명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하느님께 대한 충실성을 보이고 있습니까? 그분께서 넘치는 은총을 주고 계심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교만함과 오만함으로 인해 하느님을 바라보지 못하고 불만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께 대한 우리의 충실성을 강요하시지는 않지만 우리가 충실하지 못하다면 우리 스스로 부끄러운 신앙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의 신앙이 보다 충실해지기 위해 마리아가 고백했듯이 우리 삶의 초점을 주님께 맞추어야 하겠습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