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탈리 크납의 『불확실한 날들의 철학』이란 책에 보면 다음과 같은 글이 있습니다. “우리에게 찾아오는 위기의 순간, 우리는 불안해 하고 그 시기가 하루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란다. 하지만 그 불확실한 날들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삶은 매우 달라진다. 변화와 도약이 필요한 그 시기를 조급하게 벗어나려 하지 말고, 의식적으로 탐색하고 깊이 경험해보기를 권한다. 다른 이들의 삶에서, 경이로운 자연의 풍경에서, 위대한 생각들이 탄생한 역사적 장면에서 의미를 길어올리는 노력을 해보아야 한다. 불안하고, 불안정한 시기, 그러나 종종 그런 시기에 예감하지 못했던 힘이 솟는다. 사실 그런 시기는 우리 인생의 특별하고 소중한 시간이며 창조적 잠재력을 간직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요즈음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있어 굉장히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글입니다. 아울러 오늘 예수님과 대화하는 니코데모에게도 전하고 싶은 말입니다. 사실 니코데모는 이스라엘의 스승이라고 불리우는 매우 박학다식한 학자였습니다. 그런 그가 예수님을 만나 매우 혼란스럽고 자신의 생각에 위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자신이 알고 있고 가르쳤던 그 모든 것들에 대한 혼란함은 예수님께 대한 질문에서 드러납니다. “그런 일이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까?” 세상적으로만 생각하고 바로 코 앞에 닥친 일만 해결하는데 급급한 삶의 모습에서는 우리도 니코데모와 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현재에 급급하고 목을 메는 것에 국한되지 않은 삶을 사는 사람들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그 희망을 심어주셨기 때문입니다. 그 희망은 결코 사라지지도 않고 우리에게 다가오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가 현재를 충실히 살고 애를 쓰며 살아갈 때 자신도 모르게 다가오는 하느님의 선물인 것입니다. 마치 바람이 불고 싶은 데로 불어와서 불어가는 것처럼 그렇게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입니다. 그것을 느끼고 깨닫기 위해 우리는 성령께 의지해야 합니다. 어느 순간 다가오는 하느님의 은총의 선물을 깨어있지 못하면 우리 안에 받아들이지 못하고 스쳐지나가게 만드는 것입니다. 조급함으로 인한 우리 마음 안에 불안함이 판을 치지 못하도록, 조금은 여유로운 마음으로 기다림을 통해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그분을 맞이하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그 연습을 통해 우리는 주님의 음성을, 성령의 함께 하심을 온전히 느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오늘 하루에 우리가 바라고 희망하는 모든 것들을 주님께 맡겨드리고 주님께서 주시는 삶의 선물을 받아들임으로써 감사하고 기쁜 하루가 되길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