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신부님과 수녀님 그리고 신자 여러분께 우리는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의 지침에 따라 공동체 미사를 거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척박한 광야를 가로지르는 순례자의 마음으로 사순시기를 보내왔지만 여전히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은 지속적이고, 언제 감염자가 급증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사회는 이런 상황이 장기화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가톨릭 전례의 핵심인 파스카 성삼일과 주님 부활 대축일을 앞둔 시점에서 코로나-19 사태 진행 상황과 정부 방침에 따른 제6차 지침을 알려드립니다. 1. 공동체 미사가 무기한 중단됩니다. 우리는 지난 5차 지침에 의해 학교가 개학하는 시기인 4월 6일(월)로 공동체 미사를 재개하려 했고, 9일 기도를 바치면서 미사 재개를 간절히 원하였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전염 확산에 대한 우려로 인해 학교가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개학으로 전환하였고, 학생들이 교실에서 그리고 운동장에서 뛰놀 수 있는 등교 시기에 대한 일정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공동체 미사 재개를 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하였습니다. 미사 재개를 준비해 오신 모든 분들의 희망을 저버리게 되어 안타깝지만 교구에서 특별한 지침을 내리기 전까지 공동체 미사는 봉헌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2. 4월 12일 주님 부활 대축일 자로 인천주보 인쇄를 재개합니다. 공동체 미사 중단 상황 속에서 성당을 찾는 이가 없으면 주보 역시 독자를 만날 방법이 없다는 판단으로 인천주보의 지면 인쇄가 중지되었습니다. 그러나 공동체 미사 중단 상황이 예상보다 훨씬 장기화되는 이 시점에 교구와 본당의 소식을 전하는 매체로서 지면 인쇄된 주보의 가치를 새롭게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공동체 미사가 중단된 상황에서 주보는 가가호호에 직접 배달되어야 각각의 신자들의 손에 닿게 될 것입니다. 본당 신부님들께서 이전처럼 주보 마지막 면을 통하여 본당의 상황과 메시지를 본당 사목구 신자분들에게 전하시는데 활용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3. 신자분들의 정성 어린 봉헌을 부탁드립니다. 2월 마지막 주부터 한 달 이상 지속된 공동체 미사 중단으로 인해 인천교구 내 모든 본당과 교구청은 현실적인 재정문제에 봉착하였습니다. 본당 신부님들께서는 본당 헌금, 교무금 계좌번호를 4월12일부터 인쇄되는 인천주보 본당 소식 면에 기재하시고 본당의 재정적 어려움을 잘 설명하시어 신자분들께서 비록 성당에 오시지 못하시더라도 교회 유지를 위해 헌금하실 수 있도록 장려해주시기 바랍니다. 4. 4월 5일 오전 11시, 주님 수난 성지주일 미사가 인천교구청 성모당에서 교구장 주교 주례로 교구청 근무 사제들만 참석하여 봉헌됩니다. 현재 지침에 따라 교구청 사제단 이외의 분들은 참석하실 수 없지만 미사 실황이 인천교구 청장년부 유튜브 채널(채널명:인천교구 청년 청장년부 1945)을 통해서 실시간 중계됩니다. 미사에 참석할 수 없는 모든 분들의 시청을 독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파스카 성삼일 전례도 평화방송 시청을 통해 주님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에 동참하시기 바랍니다. 반복되는 공동체 미사 중단의 연장과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함, 전례 주년의 정점인 파스카 성삼일과 주님 부활 대축일 전례마저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서 오는 피로와 실망에 공감합니다. 비록 우리가 현재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 어려움을 극복하리라 믿습니다. “여러분에게 닥친 시련은 인간으로서 이겨내지 못할 시련이 아닙니다. 하느님은 성실하십니다. 그분께서는 여러분에게 능력 이상으로 시련을 겪게 하지 않으십니다. 그리고 시련과 함께 그것을 벗어날 길도 마련해 주십니다”(1코린10,13).
끝으로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예수님의 십자가 아래에서 고통을 함께 겪으신 성모님의 보호와 도움을 간청하는 기도를 우리도 함께 바치면 좋겠습니다. 2020년 4월 2일 천주교 인천교구장 정신철 요한 세례자 주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