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말씀은 자비로운 하느님을 닮아 그 자비를 실천하는 삶을 살라고 권고합니다. 자비로움은 하느님에게서 시작되는 것이며 그 자비는 우리 모두에게 내린 하느님의 진실한 사랑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에서 자비의 두 측면을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자비에는 두 측면이 있습니다. 다른 이들을 위하여 베풀고 도와주고 봉사하는 것뿐 아니라, 그들을 용서하고 이해하는 것 또한 여기에 포함됩니다. 마태오는 이를 하나의 황금률로 요약합니다.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마태오 7, 12).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이 규칙을 “모든 경우에”, 특히 우리가 “때로 도덕적으로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렵고, 결정을 내리기 힘든 상황에 부딪히게” 될 때에 적용해야 한다는 점을 일깨웁니다.” 저는 교황님의 말씀 중에 “모든 경우에”라는 말에 깊이 반성하게 됩니다. 인간적인 마음과 판단으로 사람을 구별하고 차별함으로써 상황에 맞게 자비를 베푸는 저의 모습이 부끄러웠습니다. 어떤 이에게는 관대하고 어떤 이에게는 철저하게 굴고 있는 제 모습을 성찰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자비를 베푸는 일은 상대적이지도 않고, 부분적이지도 않습니다. 자비는 절대적인 하느님의 사랑이고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죄를 지어 하느님의 마음을 상하게 할 때에도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자비를 베푸시어 죄를 용서해 주시고 다시 보듬어 안아 주십니다. 우리가 무엇이라고 다른 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풀고 말고 하겠습니까? 하느님의 자비를 입은 사람답게 하느님의 자비를 나누어야 하는 것이 신앙인의 올바른 자세 아니겠습니까? 신앙은 우리 안에 심어주신 하느님의 사랑을 닮아가는 일입니다. 신앙은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보다는 하느님의 자비로움에 동참하는 일입니다. 신앙은 그 어떤 경우에도 하느님의 사랑을 잊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이런 신앙을 가지고 살아가도록 힘써야 합니다. “주님! 오늘 하루도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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