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성 목요일 주님 만찬 미사2020-04-09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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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오늘 미사는 오전에 성유 축성 미사와 저녁에 예수님의 최후의 만찬을 기리는 주님 만찬미사를 봉헌하는 성목요일입니다. 이 두 미사는 따로 분리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하나의 주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예수님의 모범,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시면서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 준 것이다.”라는 말씀을 사제들이 살아가면서 예수님께서 행하신 진정한 봉사의 삶을 살기를 권고하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유 축성 미사 때에 사제들은 사제 서약 갱신을 통해 사제의 삶을 다시 한번 올바르게 살 것을 다짐하고, 사제로서 예수님을 닮아 진정한 봉사를 하기를 결심합니다. 그래서 이 예식을 보면 주교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세 가지의 질문을 하십니다.

 

친애하는 사제 여러분,

우리는 주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사제직을

사도들과 우리에게 주신 날을 해마다 기념합니다.

이 거룩한 날을 맞이하여, 일찍이 수품 때에 한 서약을

그대들의 주교와 하느님의 거룩한 백성 앞에서

다시금 서약합니까?

, 서약합니다.

여러분이 그리스도의 사랑에 인도되어

사제품을 받던 날, 자신의 욕망을 끊고,

그리스도를 위하여 서약한 대로

거룩한 직무에 충실하여

주님을 닮고 주님과 일치하겠습니까?

, 일치하겠습니다.

여러분은 미사 성제와

그 밖의 전례를 집전함으로써

하느님의 신비를 충실히 관리하며,

머리이시요 목자이신 그리스도를 본받아

교도직을 충실히 이행하며,

물질의 탐욕을 버리고

오로지 신자들의 영신 사정에만 힘쓰겠습니까?

, 힘쓰겠습니다.

 

특별히 밑줄이 쳐진 부분은 사제로 살아가면서 늘 생각하고 경계하고 실천해야 할 부분들입니다. 욕망을 끊고, 거룩한 직무에 충실하여 주님을 닮고 일치하는 일, 미사와 전례에 충실하고, 신자들의 영신 사정에 힘쓰는 일, 그것이 바로 사제가 살아가면서 해야하는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가끔 부끄러울 때가 있습니다. 저 스스로 조금 귀찮다고 게으름을 피우고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고, 합리화를 시킴으로써 내 자신이 정당하다고 하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늘 깨어있으려고 하지만 쉽지 않은 모습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손수 봉사의 삶을 보여주신 듯 합니다. 말이 아닌 행동! 그것이 지니는 힘은 두 배, 세 배...아니 그 이상의 효력을 지닙니다. 그 행동을 통해 또 스승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드러내려고 하는 일이 더욱 중요한 일일 것입니다.

 

성삼일을 시작하면서 모든 사제들의 삶이 자신의 안위보다는 그리스도를 증거하고, 그리스도께서 봉사하셨듯이 진정한 봉사의 삶이 될 수 있도록, 그래서 진정으로 그리스도를 따르고 일치하는 삶이 될 수 있도록 함께 기도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