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사순 제 1 주일2020-03-0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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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사순시기를 시작하며 우리는 예수님께서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시는 장면을 복음으로 듣게 됩 니다.

 이는 예수님께서도 우리와 똑같은 인간의 모습 으로 악에 대항하셨음을 보여주심으로써 우리 역시도 악의 유혹을 반드시 뿌리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강렬 한 대목입니다. 

오늘 미사 중의 감사송에 그러한 내용을 통해 우리 의 신앙도 유혹을 물리칠 수 있음을 말해줍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사십 일 동안 단식하시며, 사순 시기 재계 의 기틀을 마련하시고 악마의 유혹을 물리치시어, 저 희도 악의 세력을 물리치도록 가르치셨나이다.”라는 말씀을 통해 우리도 충분히 악의 유혹을 뿌리치고 물 리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음을 상기시켜 주십니다. 


사실 악이라고 하는 것이 “선의 부재”라고 말하지 만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을 빌리면 더욱 쉽게 이해가 될 수 있습니다. 


교황님은 주님의 기도의 마지막 구절을 통해 말씀하십니 다. 이 마지막 구절 “저희를 악에서 구하소서”은 추상 적 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더욱 정확히 옮기면 “악한 자”입니다. 이는 우리를 공격하는 인격적 존재 를 가리킵니다. 예수님께서는 악마의 힘이 우리를 지 배하지 않도록 악마에게서 우리를 구해 달라고 날마 다 간청하라고 가르치셨습니다. 결국 악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를 하느님께로 가까 이 가지 못하도록 하는 내 주변에 있는 악한 자들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 악한 자가 누구이겠습니까? 다른 사람의 말을 전하며 우리 마음 안에 혼란을 야기하는 사람, 선한 척 하지만 그 마음 안에 미움과 증오를 가지고 하느님을 욕되게 하는 사람, 자신의 부족함과 나약함을 숨기려고 타인의 약점을 드러내려는 사람 등등.. 그러한 모습들 때문에 우리가 악의 유혹 에 빠져들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마지막 부분 에서도 “악마는 그분을 떠나가고”(마태 4,11)라고 하면 서 악이 떨어져 나갔지만 악의 유혹은 한번으로 끝나 지 않기에 우리 역시도 악의 유혹에서 벗어났다고 해 서 다행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늘 깨어 있어야 함을 주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악의 유혹에서 벗어났다면 이제 어떻게 해 야 하겠습니까? 오늘 제2독서에서 우리 신앙의 모습이 굳건해 지 는 말씀을 듣게 됩니다. “은총과 의로움의 선물을 충 만히 받은 이들은 예수 그리스도 한 분을 통하여 생명 을 누리며 지배할 것입니다.”(로마 5,17) 입으로만이 아 니라 마음을 다해서 주님을 믿는 것, 그리고 주님의 이름을 받들어 부르고 그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악의 유혹에서 벗어나고 악 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힘임을 기억해야 하는 것입 니다. 


선한 모든 것을 증진하고 영적인 삶으로 나아가 고 사랑을 키우는 것은 악에 맞서 균형을 지키는 최상 의 방책입니다. 중립으로 남아 있기를 선택하고 하찮 은 것에 만족하며 주님께 기꺼이 자신을 봉헌하려는 이상을 포기한 사람들은 결코 버틸 수 없을 것입니다. 패배감에 젖는다면 더 나빠집니다. ‘확신없이 싸움을 시작한 사람은 이미 싸움에서 절 반은 진 셈이고, 자신의 재능을 묻어 버린 것’이기 때 문입니다. 


흔히들 사순시기를 은총의 시기라고 말합 니다. 우리의 생활과 태도를 더 많이 바라보고 성찰하 고 뉘우치며 올바르지 못한 우리의 자세를 고쳐나가 려고 노력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은총의 시기에 우 리는 무엇에 초점을 맞추고 살아야 하겠습니까? 악한 자에게 절대적으로 대항하고 우리가 베풀어 야 하는 자비와 사랑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 앞에서 “우리는 우리가 해야할 일을 했 을 뿐입니다.”(루카 10,17 참조)라고 말하는 주님의 자 녀로써의 모습을 가질 때 이 시기는 정말 가장 큰 은 총의 시기가 될 것입니다. 이제 시작한 사순시기에 우리의 몸과 마음을 오롯 하게 주님께로 향할 수 있는 은총 을 청하며 이 시기를 통해 우리에 게 주시는 주님 사랑을 이웃들에게 전하는 사랑의 전달자가 되도록 기 도로써 청해야 하겠습니다.